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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부모의 행복 10가지
채코
2024. 11. 19. 22:44
부모의 행복
1. 나는 지금 행복한가?
자기애가 정말 강하다. 잘난 척이 심해서 딸들 앞에서 혼자 이야기를 늘어놓고 한없이 좋아한다. 소리 내어 깔깔 잘 웃는다. 늘 긍정적이라서 친구의 지인 욕, 남편 욕, 시댁 욕이 잘 들리지 않는다.(귀가 멀어서 그건 좋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내 심장 근처로 왔다가 튕겨 나간다. 친구의 넋두리가 내 귀에 들어오지 않으니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며 친구가 나를 탓한다. 내 기분이 좋다는데 안 좋은 소리 듣고 내가 같이 우울해할 이유는 없지 않나? 나 스스로 우울할 틈이 없다. 얼굴이 못나도 마음은 늘 즐겁다.

단둘이 만나 한없이 넋두리만 한 친구가
미안하다고 하기에 톡 보냈다.
2. 누구랑 있을 때 가장 행복한가?
여행이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는 거다. 늘 회사일이 바빠서 무언가 제고 따지고 시간이 없다.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코스로 따라간다. 여행을 가면 내려서 바닷바람 느끼지 않고 차에서 잠을 청한다. 사지가 피곤하니 풍경, 햇님, 바다 향기 모르고 잠만 잔다. 밥때만 일어나 우걱우걱 먹는다. 이런 나를 변화시킨 여인이 있다. 그 여인과 함께하면 활력이 돈다. 에너지가 샘솟아 무언가 도전하고 시도하고 해본다. 새로 입사한 회사 동료였던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때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녀가 회사에 와서 나에게 해외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행기표 구매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녀가 짜준 스케줄대로 가족여행을 가본다. 그 뒤로는 기술이 두 배로 늘어난다. 사진 찍기, 지도 보기, 맛집 탐방, 투어 선택 등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여 새로운 세계의 빗장을 연다. 날마다 날개를 달고 앞으로 나아간다.
3. 언제가 가장 행복한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책을 많이 읽으니 폭풍으로 온갖 지식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다. 책 속의 글을 놓치지 않고 빼앗기지 않으려고 기를 쓴다. 귀가 안 들리는데 그러다 눈까지 먼다고 남편이 타박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그 지식의 힘을 글로 다지자고 맘을 먹으니 마법처럼 스르륵 문장이 만들어진다. 마음을 다잡고 책에 나온 이야기를 적어보고 입에도 넣어보고 잠자기 전에도 읽으며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 이러다 정말 책이 나오는구나? 무릎을 탁 처 본다. 엉망진창 이더라도 나의 책이 옆에 있으면 가장 행복하겠다. 늘 같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책 나오면 베겟닛 속에 깔고 자야지? 우메 좋은 것~~~♡
4. 어디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가?
회사에 연차 쓰고 평일 아침 일찍 책가방 매고 혼자 카페 구석에 앉아 책 보고 키득키득 거리며 웃는 거다. 책 속의 인생 문구들을 만나면 노란 스티커를 중간중간 덕지덕지 붙인다. 그리고 글쓰기할 때 펼치고 읽으며 느끼고 내 것으로 만들고 블로그에 포스팅하며 마무리한다.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힘든데 산에 왜가? 힘든데 책을 왜 봐? 핸드폰으로 톡톡 두드리면 다 나오는데 뭐 하려고? 책의 힘을 아는 사람만 안다. 그 즐거움을 알려줘도 모른다. 알려고도 하지 않고 덤비지도 않는다. 나만 알고 있지~~~♡ 때로는 욕심쟁이처럼 그것을 나만 알고 싶다.
5. 무엇을 하면 기분이 좋은가?
남편과 토요일 새벽 5시 차를 타고 집을 나선다. 산꼭대기에 스틱을 들고 걷는다. 비가 온 다음날이라 무엇이든 깨끗하고 좋으며 맑은 물이 콸콸 흐르고 산꼭대기에 운무가 아름답게 걸 터 있다. 산을 오르며 깊은 호흡을 하고 새소리를 듣고 가끔 만나는 낯선 사람과 인사를 나누며 몸속에 불을 지핀다. 손과 발이 늘 차디차고 몸이 늘 냉하니 산에 오르기를 좋아한다. 몸에 땀이 붙고 지방이 빠져나가고 좋은 기운이 셈 솟으니 삼박자가 탁탁 맞는다. 내려오는 산 중턱에 걸터 앉아 양말을 벗고 시린 물에 발을 담근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발이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면 치지직 소리를 내며 좋아한다. 발가락을 쫙 벌려 사진 한 컷으로 기쁜 소식을 알린다. 수건으로 씻지 않고 물기를 툴툴 털고 그대로 양말을 신으며 등산화에 발을 밀어 넣는다. "찜찜하지 않냐고. 이것저것 재고 살피고 피곤하다. 그냥 편한게 좋은 거다.

6. 행복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 큰 어른이 된다. 조그만 숙녀가 "너 어른이 되면 잘할 수 있니?" 묻고 따지며 시험 보기 전에 벌써 어른이 된다. 어른 시험이 있어야 한다. 시험에 통과를 하면 어른이고 통과하지 못하면 다시 어린이가 되면 좋을 텐데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되었다. 어른 자격이 없이 어른이 되니 힘에 겹다.
바르고 긍정적인 생각하기
회사 모니터 앞에서 혼자 씨부렁거리지 않기
남편 아침밥 챙기기(글 쓴다고 소홀했더니 날마다 불만, 갑자기 배가 남산만큼 나온 남편)
딸의 마음 다독이기, 새벽에 깨우기
불 덩이가 식지 않게 정신 무장하기
7. 왜 행복을 유지하려는가?
유지하려고 한 적 없다. 늘 삶이 즐거운데 어쩌란 말인가? 얼굴 찌푸리고 한숨 쉬며 스트레스 받아 열 오르면 나만 손해다. 내 혈압은 내가 온전히 잘 유지할 수 있다. 오르락내리락 변덕이 가끔 말썽이지만 남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으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오뚝이처럼 그대로 가는 거다. 그러다 보면 행복이 몸에 착 붙는다. 이게 행복인가? 그러면서 그 행복에 얼굴 비비고 꼭 안아주고 엉덩이도 톡톡 두드리며 사는 거 아닌가?
행복을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일상이 행복이고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가 즐거운데 바라는 것도 이루려고 하는 것도 욕심도 없다. 좋아하는 거 하면 그게 ♡♡이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주면 행복이 두 배가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