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부부끼리 밤에 여전히 손을 잡고 잔다"
이 분의 자녀는 바르게 자랐을 거라 믿는다. 왜냐하면 부부의 좋은 관계가 아이들의 행복과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8할은 나에 대한 이야기라서 오늘은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하느님과 부처님을 믿지 않는다. 신을 간절히 믿는 분에게 정말 죄송스럽다. 대신 나에게 유일신이 있다.
"혹시, 남편신을 아시나요?"
이른 아침부터 눈이 소복이 쌓인 소백산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남편을 만난다. 꼭대기의 굴속에 들어가 손을 호오 불며 여러 사람과 비박을 한다. 산에 내려와 뒤풀이 때 남편과 대화를 한다. 조정래 선생님을 좋아하는데 남편이 태백산맥, 아리랑을 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의 직업이 무엇인지 가족이 몇인지 묻지 않고 책을 읽고 느낀점,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묻기를 반복한다. 다른 공간에서 같은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좋아 그에게 푹 빠져든다.
어느 날 내가 이야기한다.
"왜 사귀자는 말을 안 해"
남편은 대답한다.
"그런 말 하는 거 쑥스러운데."
(전라 도라이~~~잉)
아~ 맞다. 남편은 무뚜뚝한 전라도 사람이다.
아무려면 어떤가?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면 그만이다. 결혼해서 엄마는 딸이 아까워 눈물 지우는데 나는 활짝 웃는다. 시누이가 여섯명이면 결혼을 마다하는데 나는 그런 생각 해본적 없다. 그녀들이 참견하지 않으며 둘이서 알콩달콩 잘 사니 간섭하지 않는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남편 자랑에 들어간다.
인품이 살아서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고 미래를 점친다고 해야 하나? 철학을 좀 안다고 하는 게 맞겠다. 순간순간 이렇게 흘러가겠는데?... 하면서 다른 사람의 미래도 잘 맞춘다. 정말 듬직하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부산으로 여행을 가면 스르륵 보고 쉽게 계획하고 박물관, 미술관을 거치며 처음 가는데 맛집이 나온다. 모든 것을 남편이 알아서 정하니 같이 다니면 내가 조금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들기는 한다. 나에게는 무엇을 먹을지, 어떤 식당에 들어갈지 결정하는 것들이 익숙하지 않아 결정 장애가 있다. 대신 두 딸들을 곱게 키우면서 서로 잘하는 것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성격이 잘 맞아 크게 소리 지르거나 싸우고 트집 잡을 일 없으니 가정이 화목하다. 생긴 것과 다르게 은근히 애굣덩어리라 가정에 늘 평화가 함께 한다.
마지막으로 남편은 효자 이다. 막내아들인데 시어머님은 첫째 아들 심심할까봐 심심풀이 땅콩으로 낳았다 한다. 그런 땅콩하고 고소하고 아기자기하게 살아간다. 자식이 아홉이고 구십칠세 된 시어머님을 잘 보살피며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어 꼭 병원에 모시고 간다. 어느 날 의사가 어머님이 연세가 있어 눈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금액이 80만 원(20만 원은 나라에서 지원)이라 혼자 잠시 망설여졌다고 한다. 이번 한 번이 아닐 거라 손에 쥔 카드가 덜덜 떨리기도 했단다. 병원에 매번 갈 때마다 혼자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가 보다. 그리고 어머님과 전라도 벌교로 일년에 두번 모시고 콧바람 맡으러 떠난다. 평소에는 잘 걷지 못하는데 재래시장에 들어서면 손을 딱 뒷짐 지고 척척 걷는다. 나이가 많으셔도 이렇게 이야기하신다.
"이 좋은 세상 볼 것이 많으니 오래오래 살고 싶다"
남편의 인품과 시어머님에 대한 사랑을 옆에서 보면 감동이다.
"아이가 잘 되는 비결은 남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저는 오직 남편신 이다.
그러니 제 딸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안 봐도 알게 된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태어난 아이는 행복하다."
아이의 행복과 미래를 결정하는 정보들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서 교육에 대한 글을 쓰고 조금씩 나은 삶을 살고 싶다.